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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비대면 정부서비스와 디지털유언장

디지털 유언장과 일반 유언장의 차이가 무엇일까?

by kellyinfo 2025. 8. 2.

디지털 시대의 상속 방식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자

 

오늘날 우리가 소유한 자산은 눈에 보이는 부동산이나 예금뿐만이 아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주변에서 암호화폐 투자를 하고 있고 기존의 USB에 저장하던 파일들은 각 회사의 클라우드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우린 매일 사용하는 이메일, SNS 계정, 사진 등은 전통적인 개념의 자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자산을 만들어냈고, 이에 따라 사망 이후의 자산 분배와 관리 방식에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이상 전통적인 유언장만으로는 모든 자산을 포괄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기존의 법률 시스템과 충돌하거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나 자산에 대한 유언장은 시대적 필수품이 되고 있지 않을까.

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언장과 일반 유언장의 차이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 각각의 역할과 한계, 그리고 어떻게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다.

 

 

유언장이란 무엇인가? – 기본 개념의 정리 

 

유언장은 개인이 사망한 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산을 분배하고, 남겨질 가족 또는 관련인에게 지침을 남기기 위해 작성하는 법적 문서다. 법률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은 정해진 형식과 절차를 따라야 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한다.

  • 재산의 종류와 분배 비율
  • 상속인 지정
  • 특정 자산에 대한 관리 또는 유지 조건
  • 유언 집행인 지정

일반 유언장은 대부분 종이 문서 형태로 작성되며, 공증 또는 자필로 작성 후 보관된다.

 

 

디지털 유언장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유언장은 위에서 언급한 일반 유언장의 개념을 디지털 자산 영역에 확장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망 후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를 담고 있는 문서다.

여기서 디지털 자산이란 다음과 같은 것들을 포함한다.

  • SNS 계정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 이메일 계정 (구글, 네이버 등)
  • 클라우드 저장소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
  • 암호화폐 및 디지털 지갑
  • 블로그, 유튜브 채널 등 콘텐츠 플랫폼 계정
  • 온라인 쇼핑몰, 도메인, 웹사이트 관리 권한

디지털 유언장은 이러한 자산들의 접근 권한, 폐쇄 여부, 백업 처리, 콘텐츠 보존 방식 등을 사망 전에 미리 지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새로운 형태의 유언장을 말한다.

 

일반 유언장과 디지털 유언장의 구조적 차이

 

구분일반 유언장과 디지털 유언장의 비교

 

 

대상 자산 물리적 자산 (부동산, 예금 등) 온라인 자산 (SNS, 이메일, 암호화폐 등)
법적 절차 민법 기준 형식 필요 명확한 법적 규정은 미비, 보완 필요
보관 방식 종이 문서, 공증 보관 디지털 파일, 클라우드 저장, 암호화 문서
유산 처리 법원/공증기관 중심 분배 플랫폼별 계정 정책과 병행 필요
집행 방식 유언 집행인 지정 플랫폼 연동 기능 또는 계정 관리자 지정 필요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문서 양식의 차이를 넘어서, 관리 주체, 처리 절차, 기술적 요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디지털 유언장이 필요한 실질적인 이유

 

사례 1: SNS 계정의 무단 방치

30대 직장인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행 기록과 가족 사진을 정리하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후, 누구도 해당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계정은 해킹에 노출되었다. 생전에 A씨가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해 계정 처리 방침을 정해두었다면, 가족은 그 기록을 보호하고 SNS 계정을 추모용으로 전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례 2: 암호화폐 상속 실패

B씨는 이더리움 지갑에 1천만 원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개인 키와 복구 문서를 어디에도 남기지 않았다. 사망 이후 가족들은 그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해당 자산은 영구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디지털 유언장에 지갑 정보와 복구 방식을 명시해두었다면, 자산은 상속되어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디지털 유언장은 왜 일반 유언장으로 대체될 수 없는가?

 

 

많은 사람들은 일반 유언장에 모든 내용을 포함시키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 유산은 플랫폼별로 상이한 보안 정책과 계정 처리 방식이 존재하며, 법적인 효력보다는 기술적 접근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일반 유언장에 SNS 계정 정보를 기록하더라도, 그 계정에 접근하기 위한 로그인 정보가 없으면 실질적인 조치가 불가능하다.
  • 암호화폐의 경우 법원에서 상속 판결이 나더라도 개인 키를 모르면 해당 자산은 복구할 수 없다.
  • 일부 플랫폼은 사망자의 계정이라 하더라도 가족이 임의로 접근하면 ‘무단 침입’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유언장은 디지털 자산의 존재 여부와 배분 의사를 밝히는 데는 유용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절차까지 포괄할 수는 없다. 결국 디지털 유언장과 일반 유언장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접근해야 한다.

 

 

디지털 유언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팁

 

디지털 자산 목록화

사용 중인 모든 온라인 계정을 유형별로 정리하자. 이메일, SNS, 암호화폐, 구독 서비스, 클라우드 저장소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접근 정보의 안전한 저장
계정에 접근하기 위한 ID, 비밀번호, 복구 이메일, 2단계 인증 설정 등을 암호화된 문서로 만들어 안전하게 보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공유한다.

계정별 사후 처리 방침 설정
어떤 계정은 폐쇄하고, 어떤 계정은 유지하거나 백업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구분하여 명시한다.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
디지털 유언장을 일반 유언장과 함께 설계할 수 있도록 변호사 또는 법무사와 협의한다. 필요 시 공증 절차를 통해 법적 분쟁을 예방한다.

 

정기적인 점검과 업데이트
새롭게 생성된 계정이나 서비스는 주기적으로 목록에 반영하고, 기존 정보는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결론: 두 개의 유언장이 필요한 시대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 유언장은 오프라인 자산의 분배를 위한 기본 도구로 쓰여지지만, 디지털 유언장은 온라인 자산의 존재와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새로운 필수 문서가 되었다.

이 둘은 하나가 없어지는 대체 가능한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한쪽만 준비되어 있다면 나머지 자산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자산의 부재 혹은 상속 실패로 인한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매일 쌓이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또 다른 기록을 남기고, 또 다른 계정을 생성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유산이 된다. 그렇다면, 그 유산을 지키기 위한 준비는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