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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비대면 정부서비스와 디지털유언장

클라우드 저장 파일은 상속이 가능한가?

by kellyinfo 2025. 8. 7.

디지털 기술이 일상이 된 오늘날, 우리는 물리적인 하드디스크나 외장 메모리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파일과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한다.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아이클라우드, 네이버 MYBOX, 원드라이브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은 사진, 영상, 문서, 음성파일, 프로젝트 자료 등 중요한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공간에 저장된 파일은 사용자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어떻게 처리될까?

클라우드 저장 파일은 상속 가능한가?

라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실제 상속 과정에서 점점 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유산의 시대인 지금, 새로운 상속의 경계에서  클라우드 저장 파일이 법적으로 상속 가능한 자산인지, 현실에서의 문제와 디지털 유언장을 사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클라우드 저장 파일은 디지털 유산인가?

 

클라우드 저장 파일은 분명히 고인이 생전에 생성하거나 저장한 디지털 자산이다. 사진, 가족 동영상, 계약 문서, 창작물, 개인 기록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일부는 금전적 가치 이상으로 정서적 가치를 갖는다.

전통적인 상속 개념에서는 부동산, 현금, 주식 같은 물리적 자산이 주 대상이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온라인 공간에 존재하는 파일들도 충분히 유산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그렇다면 이런 파일들이 법적으로 ‘상속 가능’한 자산에 포함될 수 있을까?

 

법적으로 본 클라우드 파일의 상속 가능성

 

현재 대한민국 민법에는 디지털 자산이나 클라우드 저장 파일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상속의 대상이 되는 자산은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이 생전에 보유한 일체의 재산권으로 간주된다.

문제는 클라우드 파일 자체가 소유권의 개념이 아니라 사용권에 기반한 플랫폼의 서비스라는 점이다. 사용자는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약관에 따라 저장공간을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는 권리를 가질 뿐, 그 저장소 자체나 콘텐츠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즉, 클라우드 파일은 법적으로는 상속 가능한 자산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플랫폼의 정책과 이용 약관이 상속을 제한하거나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사례로 보는 클라우드 파일 상속의 현실

 

사례 1: 구글 드라이브에 남겨진 가족사진

A씨는 생전에 구글 드라이브에 20년간의 가족 사진과 영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후, 가족들은 해당 계정에 접근하지 못했다. 구글 측에 사망 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했지만,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상 계정 접근을 허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수천 장의 사진은 현재까지 열람 불가 상태로 남아 있다.

사례 2: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저작물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던 B씨는 아이클라우드에 다수의 출간 예정 원고를 보관 중이었으며, 일부는 출판사와 계약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사망 이후 가족은 출판 계약 이행을 위해 원고 파일에 접근하려 했지만, 애플은 고인의 계정 정보를 공유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변호사를 통해 법원 명령을 받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수개월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클라우드 저장 파일이 분명히 유산적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상속 절차가 복잡하고, 때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의 정책은 상속을 허용하는가?

 

구글 드라이브

  •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을 통해 생전에 특정 기간 동안 계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사람에게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삭제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 사후에 상속인이 요청할 경우, 사망 증명서와 법적 문서를 제출해야 하며, 승인 여부는 구글의 내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

  • 사망자의 애플 ID 접근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접근을 원할 경우 법원 명령이 필요하다.
  •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유산 연락처 설정 기능을 통해 사망 후 지정된 사람이 데이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제공된다.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등

  • 이용 약관에 따라 사망자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 부여는 제한적이며, 개별적으로 문의해야 한다.
  •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유언 또는 법적 명령 없이는 데이터 제공이 불가하다.

 

디지털 유언장으로 클라우드 저장 파일을 안전하게 상속하는 방법

 

 

클라우드 파일 상속에 있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디지털 유언장 작성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생전에 자신의 클라우드 계정과 그 안에 있는 데이터에 대해 명확한 처리를 지시할 수 있다.

디지털 유언장에 포함해야 할 항목:

  1. 사용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 목록
    예: 구글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드롭박스, 네이버 MYBOX 등
  2. 접근 정보
    로그인 ID, 복구 이메일, 2단계 인증 방법 등을 안전하게 문서화
    (단, 비밀번호 자체를 직접 유언장에 포함하는 것은 보안상 권장되지 않음)
  3. 처리 지시 사항
    • 계정 삭제 또는 유지
    • 데이터 백업 여부
    • 특정인에게 데이터 이전 여부
    • 콘텐츠 공개 여부 (예: 사진첩 공개, 미출간 원고 공개 등)
  4. 상속 대상 파일 목록
    특히 금전적 가치 또는 저작권이 있는 파일에 대해 별도로 분류
  5. 유언 집행인 지정
    디지털 자산을 기술적으로 이해하고, 법적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

 

클라우드 파일 상속을 준비하는 현실적 체크리스트

 


클라우드 계정 목록화 사용 중인 클라우드 플랫폼 정리
중요한 파일 분류 사진, 영상, 계약서, 저작물 등 구분
디지털 유언장 작성 계정과 파일에 대한 처분 지시 포함
계정 보안정보 관리 복구 방법, 이중 인증 정보 별도 저장
유언 집행인 지정 기술적·법적 역할을 수행할 사람 선택
 

 

법과 제도의 과제: 클라우드 상속에 대한 법적 기준 정립

 

 

현재 클라우드 파일의 상속은 대부분 플랫폼의 약관에 좌우되고 있다. 이는 사용자와 상속인 모두에게 불안정한 구조다. 앞으로 다음과 같은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1.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와 자산 분류 명확화
    클라우드 저장소에 보관된 파일도 유산의 일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령 정비 필요
  2. 디지털 유산 접근 절차의 간소화
    가족이 상속인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간단한 절차로 계정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 함
  3. 플랫폼과 국가 간 연계 정책 마련
    해외 서버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도 국내 상속법에 의해 데이터 처리 가능하도록 국제적 협약 필요

 

결론: 클라우드 파일도 명백한 유산이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추억과 기록을 온라인에 저장한다. 사진 한 장, 목소리가 담긴 파일 하나, 중요한 문서 하나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증명하는 디지털 유산이 되는 시대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클라우드 속 파일의 미래에 대해 준비하지 않고 있다. 유산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거나, 상속 절차가 복잡할 것이라는 오해 속에서 그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유언장은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남겨질 가족들에게 고인의 뜻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다. 클라우드 속의 파일도 나의 유산이라는 인식을 갖고, 오늘부터라도 정리하고 기록을 해보면 어떨까.

이런 행동들이 달라진 유산 문화를 만들수 있다.